요즘 누가 앨범으로 음악 들어? : WOODZ 'ONLY LOVERS LEFT'
위에화엔터테인먼트코리아 제공‘음악을 듣는다’고 하면 앨범을 떠올리는 이가 (아직은) 많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 앨범은 대중음악의 시작부터 함께한 개념은 아니다. 기술이 발달해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물리적 저장매체의 숙명은, 한 면에 한 곡을 겨우 담을 수 있는 시대에서 평균 75분가량의 음악을 한 장의 광디스크에 담을 수 있게 되기까지 부단한 실패와...
View Article새 의자를 들이는 마음
새 의자를 샀다. 등받이가 있고 팔걸이가 있는 1인 소파처럼 생긴 안락의자. 사실 우리 집에는 의자 하나와 손님용 작은 스툴이 있지만, 몇 달 지내보고 편안히 쉴 수 있는 의자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생각보다 사람은 많은 생활모드가 있고 그에 따라 많은 물건이 필요하구나. 새삼 놀라면서, 고심 끝에 의자 하나를 골랐다.며칠 뒤, 현관 앞으로 커다란 택배가...
View Article새로운 세계를 마주한 오늘, 비투비(BTOB) 이창섭
<다윈 영의 악의 기원> 포스터 _서울예술단 제공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의 핵심 문구는 다음과 같다. “용서할 수 없는 죄를 짓고 어른이 된다.” 동명의 원작이 자랑하던 방대한 분량을 155분이란 길지 않은 시안 안에 압축시키면서도, 놓친 서사 없이 꼼꼼하게 각색된 대본에 작곡가 박천휘의 극적인 음악들로 채워놓은...
View Article엑셀 함수 같은 삶은 아니기를
언스플래쉬글쓰기의 좋은 점은 무엇일까? 라는 생각을 한 건, 어느덧 원고 마감이 이번 주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나서였다. 위기감이 엄습해왔다. 시간에 쫓겨 꾸역꾸역 글을 짜내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기에, 어지간해서는 일주일 정도 여유를 두고 써놓곤 했다. 하지만 지난 한 달은 사적인 큰 행사들로 그럴 여유가 없었다.정신없이 시간을 펌프질 하듯 보내다, 문득...
View Article짧은 청춘, 당연하지 않은 오늘 : 세븐틴의 성장과 ‘Rock with you’
세븐틴 미니앨범 9집 <Attacca> 콘셉트 포토_플레디스 제공케이팝에서 ‘성장’은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 가운데 하나다. 이는 단지 키가 자라고 골격이 갖춰지는 몸의 생장만을 뜻하지 않는다. 한때는 그것이 아이돌과 그를 둘러싼 문화를 이해하는 가장 쉬운 접근 방식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내가 발견한 좋아하는 사람의 몸과 실력이 동시에 성장하는...
View Article네가 잘 지냈으면 좋겠어
가랑비에 스며들듯이 미처 깨닫지 못한 채 어느 순간 좋아하게 되는 것들이 있다. 너랑 내가 어떻게 친해졌을까 도무지 모르겠다며 농담을 주고받듯, 사람 사이는 대체로 어느 순간 내 삶의 일부로 조금씩 조금씩 스며든다. 어떤 날엔 어쩐지 너와 가까워지고 싶어 수업이 끝난 뒤에도 함께 학교에 남아 있기도 하고, 어떤 날엔 늦은 시간까지 잠들지 못하는 너의...
View Article[이주윤의 프리랜서 24시] 11화 : 시지프의 기쁨
시지프 신화알베르 카뮈 저 | 김화영 역민음사추천기사[이주윤의 프리랜서 24시] 10화 : 발효 그리고 폭발 | YES24 채널예스현실에서 심히 닦달하는 이는 없다. 그런데 왜 내 마음은 불안하기만 한 걸까. (2021.10.06)[이주윤의 프리랜서 24시] 9화 : 희망과 절망 그 속의 즐거움 | YES24 채널예스열심히 노력했다가 갑자기 나태해지고, 잘...
View Article아바타와 나의 공존, 에스파(aespa) 카리나
미니앨범 <Savage> 티저 이미지 (SM엔터테인먼트 제공)SM엔터테인먼트에서 NCT 이후로 또 하나의 독특한, 그리고 기묘한 세계관을 하나 더 만들어냈다. ‘메타버스 걸그룹’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나타난 에스파를 통해 SM엔터테인먼트가 써 내려간 서사는 동화 같기도, 전설 같기도, 어느 때는 이도 저도 아닌 제3, 제4의 우주에서 벌어지고 있는...
View Article편지 쓰는 마음
Pixabay어질러진 집을 둘러보면 꽤 많은 편지들이 책장 한 켠에 쌓여 있다. 조금이라도 나를 향한 메모가 쓰인 것들은 버리기가 어렵다.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주고 받은 포스트잇의 메모까지도 모았던 내겐 손으로 직접 쓴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는 듯하다. 누군가의 손에서, 머리에서 나온 문장의 힘을 믿는 편이다. 문장의 방향이 나를 향해 있다는 것이 얼마나...
View Article오리지널 K의 오리엔탈리즘 : 원어스 ‘월하미인’
원어스 ‘월하미인’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오리엔탈리즘(Orientalism)처럼 우리 마음을 복잡하게 만드는 말도 드물다.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생각을 모조리 잠그고 글자만 보면 어려운 것도 없다. 언어든 문학이든 문화든 할 것 없이 동양적인 것을 모두 통칭하는 말이 오리엔탈리즘이다. 말은 죄가 없다. 그런 오리엔탈리즘을 자신들의 입맛에 맞춰 이리 굴리고 저리...
View Article얼음 하면 땡 하고 말할 것
상온에서라면 그냥 둬도 녹겠지만 ‘땡’을 할 수 있을 때는 ‘땡’을나는 꼭 있어야 할 감정이 없는 게 아닐까, 종종 생각한다. 적어도 함량이 부족한 것만은 맞다는 생각이다. 저 사람이 저렇게 힘든데 지금은 나도 훨씬 더 슬프고 고통스러워야 하는 상황인 게 아닐까, 의심하게 된다. 사람은 다른 존재의 아픔에 얼마나 깊이 공명할 수 있는 걸까. 언젠가 ‘위로 잘...
View Article또 배우고, 또 배우고, 또 배우면서, SF9 인성
SF9 미니 10집 <RUMINATION> 콘셉트 포토 (제공: FNC엔터테인먼트)SF9의 멤버 인성은 요즘 가장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아이돌 그룹 멤버 중 한 명이다. 최근까지 그는 뮤지컬 <레드북>에서 연애를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어리숙한 청년 브라운으로 살았다. 그리고 인성은 <레드북> 공연을 하면서 SF9의 새...
View Article음악은 나를 좋아한다 좋아하지 않는다 좋아한다
언스플래쉬2021년 목표 중 하나가 보컬 레슨받기였다. 기왕 노래를 배운다면 가장 기본부터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성악 레슨을 신청했다. 배운 지 2달쯤 지났고 지금 목소리 상태는 썩 듣기 좋지 않다. 누구에게도 들려주고 싶지 않고 오직 선생님께 들려줄 수 있다. 그는 내 소리를 들으려고 돈을 받았다. 나는 음악이 좋고, 취미로 음악을 만들고 싶다. 악기를...
View Article어떤 성장 : 트와이스 3집 ‘Formula of Love: O+T=
JYP엔터테인먼트 제공성장하면서도 성장하지 않아야 한다. 아이돌이 처하는 흔한 딜레마다. 꼭 초인이나 요정 같은 특별한 존재로서의 운명을 부여받지 않았다 해도 마찬가지다. 반 발짝 높은 곳에서 살짝 떠오른 채 꿈과 희망을 노래하는 아이돌의 모습은, 아이돌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취향은 달라도 누구나 한 번쯤 바라본 이상 가운데 하나다. 슬픔은 그곳으로부터...
View Article캠핑이 이런 거라고는 안 했잖아
9월부터인가, 트렌디하고 힙한 지인들이 인스타그램에 캠핑 사진을 올리기 시작했다. 녹색 계열의아웃도어 소품과 패션, dope한 분위기. 부러웠다. 캠핑 자체라기보다 예쁜 물건과 분위기를 갖고 싶었다. 하지만 취미란 건 최소한의 장비가 갖춰져야 가능한 법. 그 중에서도 캠핑은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아 보여 벽이 느껴졌다. 언젠가는 나도 할 수 있겠지, 라는...
View Article[이주윤의 프리랜서 24시] 12화 : 지금, 바로 이 순간
그리스인 조르바니코스 카잔차키스 저 | 김욱동 역민음사추천기사[이주윤의 프리랜서 24시] 11화 : 시지프의 기쁨 | YES24 채널예스"지옥에서의 시지프의 모습을 정확히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네. 신화란 상상력을 바탕으로 생명을 불어넣으라고 만들어진 것이니까 말일세. 어떤 날은 고통스러웠겠지. 하지만 또 어떤 날은 기뻤을 수도 있다고 나는 생각하네."...
View Article늘 조용한 음악가의 정체, 정세운
스타쉽 엔터테인먼트 제공정세운은 말수가 적고, 단정하고, 단호하다. 그러나 생각보다 능청스럽게 팬들의 장난에 응수할 줄도 알고, 자기의 노래를 만들어서 내놓을 줄도 안다. 이 정도로 정세운이라는 사람을 설명할 수 있겠지만, 정작 그에 대해 본격적으로 얘기하려고 들면 조금 어렵다. Mnet <프로듀스 101 시즌 2>에서 극한의 압박이 느껴지는...
View Article잠들지 못하는 밤, 어플을 켰다
영화 <이웃집 토토로>의 한 장면연말이 와버렸다. 빛도 따뜻함도 부족한 요즘, 인류애는 바닥을 치고 잠은 쉽게 오지 않는다. 누워서 ‘눈 오는 산장 벽난로 소리’를 켜놓고 잠을 기다렸다. 하지만 방심한 사이, 또 구구절절한 일들이 떠오른다. 타닥타닥 하는 소리가 길어질수록 나는 생각에 점점 깊이 빠졌고, 스쳐 간 인연들을 떠올리다가 ‘아이고 의미...
View Article요람에서 무덤까지 - 온앤오프와 황현의 파트너십
출처: WM엔터테인먼트프로듀서의 힘이 강한 시대가 있었다. 한국 대중음악계도 마찬가지였다. 그때도 지금도 프로듀서라는 호칭, 정의, 역할 모두를 정확히 이해하는 사람은 극히 드문 것 같지만 어쨌든, 그런 시대가 있었다. 특정 프로듀서를 중심으로 모인 이들을 일컬어 흔히 ‘사단’이라고 불렀다. 70년대에는 사이키델릭이라는 묵직한 무지개 빛 망토를 두른 신중현...
View Article토요일의 영화
언스플래쉬엄마 희수네 갔다 올게!현관문 안으로 책가방을 던져 넣고 위층 친구의 집으로 달려갔던 건, 우리 집에 없던 비디오 기계, 그러니까 VTR이 희수네는 있었기 때문이었다. 집 앞 비디오 대여점에 달려가 새로 나온 <전설의 그랑죠> 3편을 빌려오면, 의례 희수네 아줌마는 토스트나 아이스크림을 내어주셨다. 나는 그렇게 엄마가 데리러 오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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