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스트가 공개하는 아트페어 에티켓 (2)
YES24의 새로운 아트 커뮤니티 ARTiPIO가 들려주는 ART STORY. 매주 목요일 연재됩니다.수백에서 수십억까지 이르는 작품들이 전시된 아트페어장이 언제나 편하지만은 않은 것도 사실이죠? 작품 구매나 서치를 위해서 방문했는지, 감상만을 위한 방문인지, 또는 어떤 목표로 방문했는지 스스로 목적을 명확히 한다면, 페어장에서 보다 편해진 자신을 발견할 수...
View Article[윤아랑 칼럼] 만화비평모임을 계속 하는 이유
만화비평모임 『하기오의 뒷모습 pt.2』의 홍보용 이미지.중고등학교를 다닐 적에, 나는 종종 학교에 만화책을 들고 가 이를 급우들과 함께 돌려보곤 했다. 집 근처에 꽤 규모가 되는 비디오·만화책 대여점이 있었고, 영화광이었던 어머니가 이 대여점의 단골손님이었던 지라 나와 대여점 사장님 사이에도 나름 친분이 생겨서, 원하는 만화책을 빌려 보는 건 아주 수월한...
View Article[이슬기의 시절 리뷰] 이 많은 혐오와 조롱은 어디에서 오는가
세상의 행간을 읽는 이슬기 기자의 콘텐츠 리뷰.격주 목요일 연재됩니다.‘토마토 주스가 돼버린 (희생)자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서울시청 역주행 사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공간에 20대 남성이 두고 간 쪽지의 내용이다. 한편으론 희생자들을 볼링핀에 비유하거나, 피해자 모두 남성이라 즐겁다는 게시물이 여초 커뮤니티에 올라와 공분을 사기도 했다. 비극적 참사를...
View Article[이연숙의 노상비평] 강감찬 공해에 부쳐
이연숙(리타) 평론가가 길에서 만난, 우리가 선택할 수 없지만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것들에 관한 질문을 던집니다. 격주 금요일 연재.관악구의 마스코트 강감찬이 그려져 있는 액자 조명. 왜 설치했는지는 파악할 수 없다. (2023년 11월 3일 촬영)지난 겨울 나는 <고려거란전쟁>에 푹 빠져 있었다.1 KBS 창사 50주년 특별 기획으로 제작된 이...
View Article[김지승 칼럼] 살아왔으니 살아갈 수 있을까?
김지승 작가가 읽고 쓰기 위한 여성의 질문들을 던집니다.격주 화요일 연재.살기와 쓰기의 간극 때문에 겪는 이별이 있다. ⓒUgo Rondinone재현된 욕망의 형태가 무의미한 관계가 있다. 그 강렬한 무의미함으로 두 사람의 이름이 서로를 끝없이 연소시키는 것처럼 느껴지는 관계. 버지니아 울프와 비타 색빌-웨스트도 그랬다. 둘은 관습적 사랑이 가장 선한...
View Article[안담의 추천사] 취청오이의 나날
pexels.오이는 미신적인 음식이다. 머릿속이 희뿌옇고 배가 더부룩한 채로 책상 앞에 몸을 웅크리고 있기를 지속하다 보면 ‘건강’하게 먹어야겠다는 위기감이 절로 드는데, 그때 마트에서 집어 오는 식재료에는 꼭 오이가 포함되어 있다. 손가락 길이로 길쭉길쭉하게 잘라 포장마차 기본 안주처럼 손질한 오이를 유리병에 담고 깨끗한 물을 부어서 냉장고에 넣어 놓으면...
View Article미술시장 쉽게 보기 - 도대체 왜 이 가격이?
YES24의 새로운 아트 커뮤니티 ARTiPIO가 들려주는 ART STORY. 매주 목요일 연재됩니다.2023년 11월 8일 저녁, 글로벌 경매사 소더비(Sotheby’s) 뉴욕에서 역사적인 경매가 있었습니다. 바로 가장 가치 있는 개인 소유의 컬렉션 중 하나로 기록된 에밀리 피셔 란다우 컬렉션(The Emily Fisher Landau...
View Article[윤아랑 칼럼] 지나친 성공은 실패만큼 나쁘다 – 2024 한국영화 100선에 부쳐
이미지 출처 : 한국영상자료원나를 포함한 시네필들에겐 질 나쁜 버릇이 있다. 타인의 베스트 리스트에 자연스레 질적 평가를 내린다는 게 바로 그것이다. 어디 잡지가 주관한 리스트는 어떤 비평적 의지도 없어서 형편없다느니, 누구의 리스트는 어떤 영화를 누락해서 실격이라느니… 아마도 (1960~1970년대 미국의 록키즘과 비슷하게) ‘힙스터적’ 저널리즘을 오랜...
View Article미술시장 쉽게 보기 - 경매 수수료
YES24의 새로운 아트 커뮤니티 ARTiPIO가 들려주는 ART STORY.매주 목요일 연재됩니다.경매에서 낙찰되는 금액만이 전부가 아니다!? 경매에 참여해 낙찰받으면, 그에 따라 응당 수수료를 지불하게 되는데요. 그 비용이 그다지 착하지 않다는 사실! 그렇기에 수수료까지 포함한 가격이 실제 구매한 작품 가격으로 책정됩니다.해외 경매시장은 그간 치열한...
View Article[이슬기의 시절 리뷰] 줬다는 마음도 없이 줄 수 있을까
세상의 행간을 읽는이슬기 기자의 콘텐츠 리뷰.갓 직장인이 됐을 때였다. 대학 내내 부모님 용돈을 받던 나는 당시 대학에 다니던 동생에게 용돈 조로 한 달에 10만 원씩 보냈다. 어느 날 엄마가 전화가 왔다. 용돈을 매달 며칠에 부치냐는 거였다. “몰라… 생각날 때마다?” 침묵이 흘렀다. “돈 받는 사람은 그날만 기다린다. 정해진 날짜에 딱딱 줘야 그날에 맞춰...
View Article[김지승 칼럼] 그로부터 얼마나 멀어졌을까?
김지승 작가가 읽고 쓰기 위한 여성의 질문들을 던집니다.격주 화요일 연재.다시 진행되는 세계(ⓒHideki Kimura)“밤이 되고 나는 공포에 질려 소용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내가 어디에 있든 들킬 것이다. 결국 들키고 말 거라는 것. 그게 내 두려움의 시작이다.” 1그런 영화를 봤다. 현재의 경험을 과거의 불안정한 토대 위에 애써 조립해 세우려는 한...
View Article[안담의 추천사] 이웃의 안부를 묻, 지 않기
pexels.6월 어느 날, 그러니까 이 여름이 본격적으로 더워지기 전의 일이다. 나와 개와 남자는 심야 산책을 마치고 귀가 중이었다. 자정이 가까운 시각이었음에도 개의 체력은 충분했고, 개가 이끄는 대로 걷다 보니 계획보다 먼 곳까지 걸었고, 산책이 길어질 줄 모르고 낡은 슬리퍼를 꺼내 신은 남자의 발에는 상처가 여러 개 났다. 날카로운 슬리퍼 모서리에...
View Article미술시장 쉽게 보기 - ‘쿠사마 야요이’에 열광하는 이유
YES24의 새로운 아트 커뮤니티 ARTiPIO가 들려주는 ART STORY.매주 목요일 연재됩니다.강박에서 피어난 예술수많은 점이 찍힌 노란 호박! 미술에 대한 관심이 있다면, 어디에선가 한 번쯤 본 적 있죠?바로 살아있는 현대미술의 거장, 쿠사마 야요이(Yayoi Kusama, b. 1929)의 작품이죠. 쿠사마 야요이는 일본 나가노현 출신으로 페인팅,...
View Article[이연숙의 노상 비평] 열차 불안, 열차 상실
열차가 줄줄이 지연된 어느 날의 서울역. (사진: 이연숙)용산역. 오전 10시 20분. 내가 먹어 본 것 중에 제일 비싼 어묵, 그러나 간장은 포함되어 있지 않은 극악무도한 3900원짜리 꼬치 어묵을 씹으면서 열심히 들어오고 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한다. 어떤 중년 여성이 등에 맨 두툼한 백팩의 긴 끈을 11자가 아니라 X자로 고쳐 맨 것이 보인다. 허리를 다친...
View Article슬기로운 컬렉팅 생활 - 작품 보관·관리
YES24의 새로운 아트 커뮤니티 ARTiPIO가 들려주는 ART STORY.매주 목요일 연재됩니다.보통 미술품은 수십 년, 또는 평생을 함께하거나 또는 다음 세대까지 물려줄 수 있는 만큼, 애정 어린 관리와 관심이 필요하죠. 특히 한국과 같이 사계절이 뚜렷하여 연간 기온과 습도의 편차가 큰 환경에서는 작품 관리를 신경 써야 합니다. 꼭 유의해야 할 사항은...
View Article[윤아랑 칼럼] 미학의 문제로서 저작권
지금 내 책상 위에는 (얼마 전에 원고 마감과 청소를 한 덕분에) 두 권의 책이 있다. 하나는 올해 한국어로 쓰이고 출간된 영화 관련 서적 중 가장 중요한 책일 한민수의 『영화도둑일기』이며, 다른 하나는 프란츠 카프카 타계 100주년을 기념하여 국내 (번역-)출간된 여러 서적들 중 단연 눈에 띄는 베냐민 발린트의 『카프카의 마지막 소송』이다. 보통 책은 한...
View Article[김지승 칼럼] 그것은 왜 그렇게까지 중요한가?
투명한 몸이 흐른다. 그것이 내게는 중요하다. (손현선 작, <투명-몸> 부분)예언의 조각들이 쪼개지고 쪼개져서 빛이 되었다고 믿는 한 여자가 곁에서 잠들었다. 잠든 얼굴이 그의 등을 닮았다. 무방비하게 단단하다. 이 세계에서 그 얼굴의 시간이 멈춘다. 저 세계에서 그의 시간은 나 없이 흐를 것이다. 멈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부재의 리듬을...
View Article갤러리스트가 공개하는 아트페어 에티켓 (1)
미술계의 대축제 아트페어에서는 짧은 시간에 수많은 거래와 예술적 순간이 탄생합니다. 사실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방문했을 때 지켜야 할 에티켓의 중요성은 강조되는 반면, 아트페어에서의 매너는 지금껏 간과되어 온 것이죠. 아트페어에 방문한 사람들은 저마다 내면에 자신만의 취향으로 미술품 앞에서 순간의 직관에 따르게 되기에, 그만큼 사회적인 매너가 필요한 장소이기도...
View Article[안담의 추천사] 소설을 참을 수 없는 사람의 소설, 『불멸의 인절미』에 바쳐
‘인절미’라는 이름의 기니피그 한 마리가 불멸을 얻게 되는 소설을 읽어보시라고 추천한다면, 과연 읽는 사람이 있을까? 아마도 거의 없을 것이다. 오늘 출간된 한유리 작가의 단편소설 『불멸의 인절미』에 따르면, 기니피그는 “인지도 낮은 소동물”이라서 “문학 분야에서 인기 있는 소재”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다행이다. 왜냐하면 그런 소설은 이 세상에...
View Article[이연숙의 노상비평] 에어컨 죄책감
중고 에어컨 가게 앞에 늘어선 실외기들. 사진: 이연숙내가 거주하고 있는 지역인 서울의 오늘 최고 온도는 34도, 체감 온도는 42도. 올여름 내내 그랬던 것처럼 오전부터 폭염 경보가 내려졌다. ‘기록적’이라는 수식은 이제 별다른 위기의식도 없이 뉴스 기사에 관성적으로 동원된다. 덥다는 말로도 부족한, 조금만 걸어도 온몸을 쇳덩이처럼 달구고 숨을 턱턱 막히게...
View Article